야심차게 기획한 국내 유명 빵투어 일정 제대로 망한 여행기를 올려보고자 한다.
먼저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성당, 가성비를 고려하면 흠… 맛을 고려해도 흠…
이런 결론이 나온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Contents
군산 첫날
먼저 빵투어 1일차 일정은 오로지 이성당밖에 없어서 숙소도 이성당과 걸어서 5분도 안 되는 거리에 있는 곳으로 잡았다.
군산 게스트하우스 – 다호
〈 군산 게스트하우스 – 다호 〉
이성당 위치 + 가격만 보고 고른 곳인데 생각보다 숙소 상태도 좋고 건물 인테리어도 좋아서 매우 만족스러웠다.
내부는 일본식 집 느낌이고, 화장실이 꽤나 넓은 편.
근데 화장실이 옆방이랑 닿아 있어서 소음이 그대로 넘어온다.
= 방음이 안됨
그래서 내부에서도 밖에서도 절대 정숙해야 하고 나는 까치발 들고 돌아다녔다ㅋㅋ 다행히 소란스러운 사람은 없었고 가족단위 숙소는 1층에 있어서 2층은 엄청 조용했다.
여기다 짐 대충 놓고 바로 빵투어 첫 가게!! 이성당으로 향했다.
이성당 본점
평일에 연차쓰고 가서 그런지 줄 서는 사람은 없었다. 오후기도 했고.
근데 안에는 사람이 꽤 많았다. (역시 이름값을 함)
그렇게 해서 사온 빵은 여섯 개. 유명한 빵들 말고 인터넷에 쳐봐도 잘 안나오는 빵들로 집어왔다.
이성당 – 치즈 고로케, 팡콩파이
(치즈고로케와 팡콩파이)
| 구분 | 치즈고로케 | 팡콩파이 |
| 맛 | ★ ★ ★ ☆ ☆ | ★ ★ ★ ☆ ☆ |
| 차별점 | ★ ☆ ☆ ☆ ☆ | ★ ★ ★ ☆ ☆ |
| 재구매 | ★ ☆ ☆ ☆ ☆ | ★ ★ ★ ☆ ☆ |
치즈고로케는 그냥 어느 동네 빵집에 가서 먹을 수 있는 피자빵 맛이었다. 치즈고로케라길래 치즈가 듬뿍 들어있나 했더니, 치즈 맛도 안났다. (내가 못 느낀 걸 수도 있다.)
하지만 가성비가 괜찮아서 배 채우기에는 좋다.
팡콩파이는 예상 외로 선전한 빵이다. 팥으로 유명한 이성당인데 팥빵보다 팡콩파이가 더 맛있다. 뒤에 설명하겠지만, 이성당 팥이 내 입맛에는 달아서 많이 못 먹었는데 이건 안에 견과류도 씹히고 겉이 쿠키처럼 딱딱해서 안 물리고 먹을 수 있었다.
이성당 – 팥빵
(팥빵)
| 구분 | 팥빵 |
| 맛 | ★ ☆ ☆ ☆ ☆ |
| 차별점 | ★ ☆ ☆ ☆ ☆ |
| 재구매 | ★ ☆ ☆ ☆ ☆ |
날 실망시키게 한 주범. 그 유명하다는 이성당 팥빵이다. 빵투어 중 이럴줄이야….
사실대로 이야기하자면 팥빵 한 입 먹고 버렸다. 배가 좀 차서 그런 것도 있지만, 팥이 너무 달았다. 단팥빵이니까 단게 당연하다고 할 수 있는데 이건 내 기준선을 넘었다. 이것보다 맛있는 팥빵을 몇 번 먹어봐서 그런지 나에겐 불만족스러운 빵이었다.
이걸 모르고 또 팥 들어간 빵을 집어왔으니… 빵투어 중 제일 실망.
이성당 – 팥앙만주, 폼파도르
| 구분 | 팥앙만주 | 폼파도르 |
| 맛 | ★ ☆ ☆ ☆ ☆ | ★ ★ ☆ ☆ ☆ |
| 차별점 | ★ ☆ ☆ ☆ ☆ | ★ ★ ☆ ☆ ☆ |
| 재구매 | ☆ ☆ ☆ ☆ ☆ | ★ ☆ ☆ ☆ ☆ |
팥빵보다 더 한 놈이 있었다.
팥앙만주는 팥도 팥인데 이상하게 끝맛이 화장품 맛이 났다. 빨간색 부분에서 그런 맛이 나는 것 같은데 이상해서 얘도 몇 입 먹고 결국…
폼파도르는 부드러운 옛날 쿠키다. 한 봉지에 두 개가 들어있고 두 명이 한 개씩 나눠먹는게 좋다. (안 그럼 물린다.)
가운데 빨간색은 체리 같은데 맛은 별로였고 쿠키 자체는 안 단데 하얀색 부분이 설탕이어서 단맛이 적절했다. 하지만, 생각보다 맛에 비해 비싸서 재구매는 안 함.
이성당 – 밀크로아상, 치즈센베
| 구분 | 밀크로아상 | 치즈센베 |
| 맛 | ★ ★ ★ ☆ ☆ | ★ ★ ☆ ☆ ☆ |
| 차별점 | ★ ☆ ☆ ☆ ☆ | ★ ★ ★ ☆ ☆ |
| 재구매 | ★ ☆ ☆ ☆ ☆ | ☆ ☆ ☆ ☆ ☆ |
밀크로아상은 호불호가 거의 없을 맛이다.
적당히 달콤하고 크로아상도 결이 살아있어서 맛있긴 했다. 만약 이성당에서 사 먹을 빵이 없으면 이걸 추천.
치즈센베는 크림치즈를 좋아하면 강력하게 추천한다. 안에 있는 저 하얀 크림이 전부 크림치즈다. 하지만 난 크림치즈를 그닥 좋아하진 않아서 재구매 별점은 0점이다.
이렇게 빵을 맛있게 먹고 빵 해장으로 선택한 곳은 친구가 추천해준 분식집.
군산 만남스넥
빵투어 이후 빵 해장을 위한 거라 아주 매운 국물 떡볶이를 원했다.
마침 카카오맵 평점도 다른 분식집에 비해 준수한 편이어서 기대를 안고 들어갔다.
나는 순대볶음세트(18,000 – 카카오맵기준) 를 시켰고 매우 후회했다.
여기 소스가
떡볶이 소스 = 순대볶음 소스
인데 떡볶이 소스가 달았다. 안 맵고 달았다. 순대도? 당연히 달았다.
안 그래도 팥빵 때문에 단맛이 입에 남아있는데 떡볶이랑 순대도…ㅎ
그래서 혼자 먹을 양은 아니긴 하지만, 그거 고려해도 그냥 엄청 남겼다. 도저히 먹을 수 있는 맛이 아니었다. 아이를 데리고 오거나 둘이서 함께 오면 빵을 먹지 않았다는 가정 하에 다 먹을 수 있겠지만… 나는 그러지 못했다.
그래도 만족스러웠던 건 저 어묵국물. 저게 진짜 미친놈이니까 저걸 꼭 먹어라.
이렇게 더부룩한 배를 안고 걸어서 항구까지 갔다가 소화시키고 돌아왔다. 군산 여행에서 만족스러웠던 건 오직 숙소 하나.
이 다음은 이성당에 실망한 날 만족시켜줄 구원자… 인 줄 알았으나 실망을 또 안 겨준 대전 성심당으로 간다.
대전 둘째날
군산에서 불만족스러운 하루를 보내고 대전 빵투어를 시작했다.
성심당은 예전에 본점을 가봐서 이번엔 롯데백화점 쪽으로 왔다.
역시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성심당은 가성비만 생각하자
맛은 생각보다… 별로였다. 가격 생각하면 놀라운데 1인 가구 입장에서는 두 어개를 맛있게 먹는 게 더 중요해서
역시 가성비보단 맛이었다.
대전 도착하자마자 간 곳은 숙소도 아니고 무슨 스터디카페였다. 숙소 체크인 시간이 안 돼서 스터디룸을 2시간 빌려 거기에 짐을 두고 바로 성심당으로 향했다.
〈 대전 성심당 롯데백화점 대전점 〉
내부 사진은 못 찍었다. 왜냐하면 그냥 사람으로 꽉 막혀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어떻게 거기서 빵을 사온건지 의문일 정도.
예전에 먹어본 빵들 제외하고 유명하다는 명란바게트, 잠봉뵈르, 기타 등등 빵을 골랐다. 바로 빵 후기를 쓸 건데 미리 말하자면 난 이 빵들 덕분에 내가 명란과 생버터를 싫어한다는 걸 알게 됐다.
= 명란바게트, 잠봉뵈르 불호입니다.
성심당 – 명란바게트, 잠봉뵈르
| 구분 | 명란바게트 | 잠봉뵈르 |
| 맛 | ★ ★ ☆ ☆ ☆ | ★ ★ ★ ☆ ☆ |
| 차별점 | ★ ★ ★ ★ ☆ | ★ ★ ★ ☆ ☆ |
| 재구매 | ☆ ☆ ☆ ☆ ☆ | ★ ☆ ☆ ☆ ☆ |
명란바게트는 이미 여기저기서 성심당가면 꼭 사 먹어야하는 빵으로 유명하다.
짭쪼름 하니 맥주 안주라고 하길래 하나 집어와서 기대감을 안고 먹었다.
…?
나는 내가 명란을 안 좋아한다는 걸 깨달았다. 짭쪼름한 건 괜찮은데 은근하게 느껴지는 비린맛. 이거 때문에 도저히 빵을 먹을 수 없었다.
이래서 맥주랑 같이 먹는 건가? 그래도 이성당 팥빵이랑 성심당 명란바게트 중 하나만 골라야 한다면 성심당 명란바게트를 고르겠다.
잠봉뵈르도 이미 빵투어 넷상에서 유명한 빵이다. 저만한 크기에 가격이 8천원? 서울에서는 저거 반 정도 되는 크기를 10200원에 팔던데. 그래서 기대를 안고 한 입 먹었다.
…?
나는 내가 생 버터를 안 좋아한다는 걸 깨달았다. 앙버터빵도 어쩌다보니 지금까지 한 번도 안 먹었는데 잠봉뵈르 덕에 깨달았다.
버터를 전부 없애고 다시 먹으니 먹을만 했다. 고기도 짭짤한게 맛있고 바게트빵은 많이 딱딱했는데 괜찮았다. 만약 버터 안 들어간 게 있다면 재구매 의사가 있을 정도.
역시 가성비는 성심당이다.
성심당 – 초코 마들렌, 뺑오쇼콜라
| 구분 | 초코 마들렌 | 뺑오쇼콜라 |
| 맛 | ★ ★ ★ ☆ ☆ | ★ ★ ☆ ☆ ☆ |
| 차별점 | ★ ★ ☆ ☆ ☆ | ★ ☆ ☆ ☆ ☆ |
| 재구매 | ★ ★ ☆ ☆ ☆ | ★ ☆ ☆ ☆ ☆ |
초코 마들렌은 밀크 초코맛이 나는 부드러운 빵.
순수 마들렌은 먹어봐서 초코로 사봤는데 순수 마들렌이 더 낫긴 하다. 빵 사이에 초코칩? 같이 뭔가 씹히는게 있는데 마들렌 자체가 작아서 뭐가 뭔지 파악하기도 전에 다 먹어버렸다.
뺑오쇼콜라는 그냥 싼맛에 먹는 느낌.
빵 자체는 맛있는데 초콜렛이 좀 달았고 저렴한 편의점 초콜렛 맛이 났다. 이미 뺑오쇼콜라는 어딜 가든 다 있어서 비교를 해보자면 하위권에 속한 맛. 하지만 3500원이라는 미친 가성비를 자랑한다.
이렇게 빵을 먹고 역시나 빼놓을 수 없는 코스. 빵해장을 하러 갔다.
변동 공주칼국수
어디갈지 고민하다가 ‘얼큰’ 이라는 단어에 꽂혀 들어간 곳.
내부는 넓었고 사람은 별로 없었다. 한 4시 정도여서 사람이 없는게 당연한 시간.
얼큰이 칼국수를 시켜 먹었는데 생각보다… 그냥 짰다. 얼큰은 잘 모르겠고 국물이 걸쭉해서 밀가루 + 걸쭉한 국물 이렇게 먹으니 속이 더 더부룩해지는 느낌이었다.
매운 건 신라면 맵기 정도. 그래도 한 그릇에 8000원이어서 가성비는 좋았다.
빵투어 숙소는 성심당과 가까우면서 싼 곳으로 골랐다.
호텔 CACAO
이름 잘못쓴 거 아니다. 진짜로 CACAO다. 증거사진 밑에 첨부해둔다.
여기어때로 예약한 곳인데 막상 가보니 러브호텔이었다. 슬라이드 끝에 어매니티 사진이 있는데 사진을 잘 보면 커플 기준이라는 게 보였다.
내부에 담배냄새가 좀 나서 환기를 시켜야 했고 다른 건 그럭저럭 괜찮았다. 그리고 화장실이 과하게 넓었다. 거의 방 한 칸 수준이었다.
그래도 하루 묵기엔 괜찮아서 넓은 침대를 혼자 다 차지하며 푹 쉬었다. 이렇게 실망에 실망만 거듭한 2일차가 끝이 나고 마지막 천안으로 향했다.
과연 천안 빵은 실망하지 않을 수 있을까?
천안 셋째날
대망의 빵투어 마지막 날이 되었다. 그리고 고추와 마늘을 사랑하는 한국인의 인내심도 다했다.
도저히 뚜쥬르를 갈 수 없을 정도로 입이 단 맛에 지배당해서 숙소 근처 카페에서 디저트만 간단하게 먹고 빵투어를 마무리 지었다.
천안 달자커피
이 실망만 가득했던 3박4일의 빵투어를 아주 최상의 컨디션으로 마무리시켜준 카페. 반려동물 동반 가능에 디저트도 맛있고 인테리어도 예뻐서 너무 만족스러웠다.
카페가 1층과 2층으로 나뉘어있는데 반려동물은 1층에만 있을 수 있는 것 같았다. 나는 사람 없는 걸 좋아해서 2층으로 갔는데 2층 인테리어도 아주 만족스러웠다.
무엇보다 디저트. 보기엔 먹음직스러운데 배신당한 지난날이 떠올라서 두 개만 시켰다.
| 구분 | 레몬파운드 | 다크 브라우니 + 바닐라 아이스크림 |
| 맛 | ★ ★ ★ ★ ☆ | ★ ★ ★ ☆ ☆ |
| 차별점 | ★ ★ ★ ☆ ☆ | ★ ★ ☆ ☆ ☆ |
| 재구매 | ★ ★ ★ ★ ☆ | ★ ★ ★ ☆ ☆ |
나는 레몬류 디저트가 이렇게 맛있는 건줄 처음 알았다. 심지어 저게 2500원이다. 2500원. 말이 돼?
빵이 부드러운 건 아니지만, 먹을만 했고 엄청 시지도 않고 적당히 달아서 내가 지난 이틀간 빵투어를 안 했다면 또 사먹었을 거다.
다크 브라우니는 찐한 초코 브라우니인데 그 초코우유 중에 ‘매일’ 에서 나오는 ‘우유속에 코코아’ 이거랑 맛이 비슷하다.
아이스크림은 고깃집 식당에서 먹을 수 있는 아이스크림. 딱히 특별할 건 없는 맛인데 둘이 같이 뭉치니 꽤 조화로웠다. 그리고 평타를 친다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뼈저리게 느껴서 이것도 맛있게 느껴졌다.
이렇게 맛있게 디저트를 먹고 바로 빵투어 숙소로 향했다.
천안 비지니스 호텔
여긴 지도를 따로 첨부하진 않겠다. 왜냐하면 여자한테는 비추하는 숙소니까.
여기 근처가 완전 모텔촌이고 약간 그런… 느낌의 가게들이 주변에 많았다. 그래서 여자 혼자 가기엔 완전 비추천한다.
그래도 이름값은 하는지 출장으로 오는 손님들이 많아서 조식을 주는 것 같았다.
물론 나는 조식 안 먹고
한국인의 아름다운 식단, 흰쌀밥, 김치찌개, 고기로 저녁과 아침을 때웠다.
그리고 마지막 4일차 집으로 돌아가는 길.
천안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디저트
천안옛날호두과자
천안역에서 1호선 타고 가기 전에 들른 곳이다.
호두과자가 거기서 거기일 것 같은데 그나마 근처 호두과자 중 별점 괜찮은 곳으로 갔다.
| 구분 | 호두과자 |
| 맛 | ★ ★ ☆ ☆ ☆ |
| 차별점 | ★ ☆ ☆ ☆ ☆ |
| 재구매 | ☆ ☆ ☆ ☆ ☆ |
맛은 예상했던 그대로의 평범한 호두과자였다. 조금 다른 건 팥색이 연하다는 거였는데 그래서 그런지 좀 더 달콤했다.
휴게소 호두과자랑 비교하면 호두가 더 커서 고소한 맛이 잘 났는데 솔직히 휴게소 호두과자랑 비교하면… 이만 말을 아끼겠다.
마치며
이렇게 마지막까지 아쉽게 빵투어가 끝이 났다.
빵투어를 하면서 느낀점은 요즘 생겨난 베이커리들의 수준 올라갔다는 거다.
이성당, 성심당은 옛날에 쌓아둔 명성이 있지만, 요즘 유명한 베이커리와 비교하면 솔직히 맛으로는 승부를 볼 수 없을 것 같다. 이런 면에서 성심당은 가성비와 시루 시리즈로 우위를 점했는데 이성당은… 참 안타깝게 됐다.
다음에는 빵지순례보다는 원하는 지역을 여행하다가 그곳에 맛있는 디저트집이 있으면 가는 것으로 방향을 바꿔야겠다.
빵투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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